걷다가 든 단상들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잘 산다는 건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따금씩 뇌리를 스치는 추상적 질문들에 대해 내가 찾은 대답은 일단 먼저 하나의 동사를 찾아내는 것이라 하겠다.

걷는다
뛴다
노래한다
춤춘다
본다
먹는다
이야기한다
생각한다
찍는다
만든다
연기한다
연주한다

세상엔 수많은 동사가 있고 나를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동사를 찾으면 된다. 나는 16년간 학생으로서 배우는 사람이었다. 매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고 답을 찾는 삶을 살았다.

직장인이 되고 8년간은 서비스를 파는 영업으로 살면서 파는 사람으로 시간을 보냈다. 무언가를 팔기 위해 알고 가치를 찾아내고 설명하고 이해받으려 노력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생각하고 이해하고 만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보고 듣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아, 이런 거였구나. 이런 것도 있구나. 아,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들에 감동과 설렘을 느낀다.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영상을 만들고 책을 만들고 작은 모임을 만들고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2. 백수일 때 비로소 알게 된 것들

일을 하지 않는 나를 참지 못하는 것
그럼에도 게으르고 허송세월을 보내는 걸 의외로 잘하는 것
쉽게 들뜨고 쉽게 쳐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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